느림에 대한 나의 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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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1-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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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에 대한 나의 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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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도로에 차들이 넘쳐나던 지난 여름 어느 날이었다. 그 버스 기사 아저씨 역시 종점에 도착한 뒤 1분이라도 더 쉬고 싶을 테지만 할머니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 여겼던 모양이다. 긴한 약속도 없었지만 내가 탄 버스는 엉금엉금 기는 것이 마치 기사 아저씨가 일부러 늑장을 피우는 것 같아 슬며시 짜증이 나기 처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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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버스 기사들은 눈치껏 잘도 끼어들며 빠져나가던데 이 아저씨는 그런 것도 못하나’ 요령부득의 운전술에 애매한 원망을 보내며,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도 부족한 시간에 이렇게 허망하게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는 딴에는 야무진 생각으로 짜투리 시간용 읽을거리를 구비하고 다니게 된 것도 벌써 오래된 버릇이다. 할머니께서 온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것을 확인한 뒤에 버스는 움직이기 처음 했다. 손님을 태우고 나서도 버스가 정류장을 떠나지 않고, 닻 내린 배처럼 계속 서있자 뒤에 있던 차들이 항의성 경적을 눌러댔던 것이다. 승객이 버스에 오르기가 무섭게 급출발한 탓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려본 사람은 한 번쯤 버스 기사를 도끼눈으로 노려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할머니는 느린 동작으로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기까지 기사 아저씨가 운전석 위의 거울로 염려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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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요란한 경적소리에 놀라 책읽기를 멈췄다. 의아한 생각에 기사아저씨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버스가 떠나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구부정한 허리의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에 체중을 싣고서 위태한 걸음으로 버스에 오르고 계셨다.